책소개
독자의 의식과 작가의 의식의 일치
“진정한 비평적 사고의 귀착지라고 할 수 있는 독서 행위는 독자의 의식과 작가의 의식이라는 두 의식의 일치를 전제한다”는 내용은 사실 조르주 풀레와 활동을 함께 한 주네브학파 비평가들의 중심 주제였다. 이 학파에 속한 비평가들은 비평을 객관적 과학으로 여기기보다는 문학에 대한 문학으로 간주한다. 비평가의 사고(思考)는 저자의 사고를 내부로부터 다시 한 번 느끼고, 이와 일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비평가는 저자의 의식으로 살고, 나아가 그 의식을 비평의 텍스트를 통해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평에 대한 비평
≪비평적 의식≫에서 조르주 풀레는 현대 프랑스 문학비평의 방법론을 분석하는 일에 집중한다. 그는 스탈 부인부터 롤랑 바르트까지, 조금이라도 작가의 의식에 가까이 가려고 시도한 모든 비평가들을 두루 섭렵한다. 그러한 진정한 독서를 진행한 비평가들을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이다. 그는 올바른 비평 의식을 가진 비평가는 역사상 19세기에 나오기 시작하며 그 기원은 스탈 부인이라고 전제한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뒤를 이어 샤를 보들레르부터 샤를 뒤보스, 롤랑 바르트까지 18명의 비평가들을 천착한다. 또한 비평가로서 자신의 작업 방식에 대해 술회한다. 그는 자신이 다룬 비평가들을 정리하면서 일부 비평가들에게는 비평 방법에 찬사를 보내는 한편 다른 일부 비평가들에게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비평가들을 바라보는 그러한 시각을 통해 조르주 풀레는 궁극적으로 비평가로서의 자신의 비평 방식을 드러내고 있다. 진정한 비평이란 근본적으로 비평가 자신의 코기토, 즉 자신의 의식에 대한 비평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200자평
비평을 문학에 대한 문학으로 여겼던 주네브 학파 조르주 풀레의 연구 비평 철학서다. 18명의 비평가들의 비평에 대한 비평. 이를 통해 올바른 비평 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조르주 풀레는 이 책에서 저자의 의식으로 살고, 나아가 자신의 의식을 비평의 텍스트를 통해 전달할 수 있게 되는 진정한 비평을 꿈꾼다.
지은이
조르주 풀레는 리에주대학교에서 법률과 문학을 전공하고, 에든버러대학교에서 강사를 지내고,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대학교(1952∼1957)와 취리히대학교(1957∼1969)에서 프랑스 문학 교수를 지냈다. 몰리에르, 프루스트, 플로베르, 몽테뉴, 르네 샤르 그리고 보들레르 같은 작가들을 통해 조르주 풀레가 소위 ‘코기토’라고 부르는 의식과 시간을 연구한 ≪인간의 시간 연구≫, ≪내적 거리≫, ≪출발선≫, ≪순간의 척도≫는 시간에 관한 4부작이라고 불리는데, 그중 ≪인간의 시간 연구≫는 1950년 생트뵈브 상을 받았고 ≪내적 거리≫는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수여하는 뒤르숑 루베 상과 문학비평 대상을 받았다. 시간·공간이 문학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그 의의를 천착한 조르주 풀레는 비평의 업적으로 20세기 사상의 흐름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그가 주로 교제한 비평가들로는 마르셀 레몽, 장 루세, 장 스타로뱅스키 등이 있는데, 그들의 주요 활동 무대가 스위스, 특히 주네브였기 때문에 우리는 그 일단의 비평가들을 주네브학파라고 부른다.
옮긴이
조한경은 서울대에서 문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전북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연암재단의 지원으로 프랑스 리옹3대학교에서, 학술재단의 지원으로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교환교수 연구 기간을 가졌다. 한국어 서적의 프랑스어 번역으로는 ≪열두 띠 이야기≫, ≪쥐돌이는 화가≫가 있고 프랑스어 서적의 한국어 번역으로는 ≪미덕이란 무엇인가≫(앙드레 콩트 스퐁빌), ≪에로티즘≫(조르주 바타유), ≪저주의 몫≫(조르주 바타유), ≪어떻게 인간적 상황을 벗어날 것인가≫(조르주 바타유), ≪에로티즘의 역사≫(조르주 바타유), ≪소수집단의 문학을 위하여≫(질 들뢰즈), ≪초현실주의≫(이본 뒤플레시스) 등이 있다. 저서로는 ≪사실주의≫, ≪변혁의 시대와 문학≫(공저), ≪서양 문예사조≫(공저), ≪한국어 한자?불어 사전≫(공저), ≪라모의 조카≫, ≪프랑스 현대문학의 이해≫(공저)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절대인간 사드: 부정의 극단, 극단의 부정>, <미술 비평가 디드로와 비평적 태도>, <바타이유와 에로티즘>, <리베르탱 소설 연구: 에로티즘 또는 허무주의 철학> 등 다수가 있다.
이현진은 전북대학교 학사·석사를 마친 뒤 프랑스 파리10대학에서 박사 준비 과정(D.E.A.)을 수료했다. 그 후 다시 전북대에 돌아와 <볼테르의 작품에 나타난 세노그라피 연구: 시공간적 배경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전북대학교 불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다. 그 외 논문으로는 <볼테르의 희극소설에서 여성의 지위>, <볼테르의 작품에 나타난 ‘공간적 배경’의 사용> 등이 있다.
차례
제1부
1. 서문
2. 스탈 부인
3. 보들레르
4. 프루스트
5. ‘문학지’ 비평가들
6. 샤를 뒤보스
7. 마르셀 레몽
8. 알베르 베갱
9. 장 루세와 가에탕 피콩
10. 조르주 블랭
11. 가스통 바슐라르
12. 장 피에르 리샤르
13. 모리스 블랑쇼
14. 장 스타로뱅스키
15. 사르트르
16. 롤랑 바르트
제2부
1. 비평적 의식의 현상학
2. 자아의식과 타자의식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어떤 작가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 말하자면, 작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에게서 나 자신을 재인식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가 내게 전하는 감정을 차근차근 전체적으로 되찾을 수 있어야 한다. 작가에 대한 인식은 찬사만으로 그칠 수 없다. 작가에 대한 인식은 과거의 독서를 통해 나의 내부에 퇴적된 다양한 감정이 추억으로 되살아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